• 지옥의 야근의 늪을 벗어나다

    2022. 12. 6. 14:42

    by. 위지원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글을 하나 작성해보려 한다. 야호! 드디어 삼 개월만에 야근의 늪에서 벗어났다. 일단 박수를 치자. 👏👏👏 👏👏 👏👏👏

    8월 16일 시작된 프로젝트는 약 2-3주 뒤부터 야근을 시작했던 것 같다.
    그렇게 퇴근 요정이었던 나는 야근요정이 되었다. 🧚‍♂️

    나는 이번 플젝으로 2가지를 배우게 되었는데
    1. 내가 얼마나 멍청하게 일을 하는 주니어인지
    2. 사람 죽인 것 빼고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첫 째로 나는 정말 멍청한 개발자다.

    영리한 개발자와 현명한 개발자의 차이점 | 요즘IT

    대부분의 개발자는 코드 작성에 있어서는 영리하지만, 여러 상황에서 영리함은 강점이자 약점일 수 있습니다. 상식과 물정에 밝고 경험이 풍부하다면, 개발자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피하는 데

    yozm.wishket.com

    윗글을 읽는 나같은 멍청한 주니어들은 순식간에 순살치킨이 된다에 모든 것을 건다.

    나는 이번에 정말 존경하는 팀장님과 일하게 되었다.(물론 다른 분들도 모두 존경스럽다. 이 팀 그대로 계속 일하고 싶다.)

    팀장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위담당 뭐 하는 거야?"

    처음에는 듣고선 상처를 받았다 "아니.. 나는 열심히 하는데 왜 자꾸 뭐라 하시는 거지..마상..🥲"

    근데 점차 이해가 되었다. 나는 정말 멍청하게 일했고.. 팀장님이 보시기엔 뭘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셨던 모양이다. 마치 아래 사진과도 같은 상황이다.

    무엇인가 온종일 의자에 앉아서 하고 있는데 성과는 없고 결과는 모두 원하는 값과 달랐으며 해결된 문제도 없었다.

    절망적인 날의 연속이었다.

    "육식동물이 되어야지 초식동물이 되어선 안 돼"

    팀장님이 하신 말씀이었다. 무작정 일에 달려들고 쫓기는 게 꼭 초식동물과도 같았다고 한다. 근데 주니어가 어떡계 육식...동물이..될 수... 흠흠 🤔

    애니웨이,,팀장님의 좋으신 모습 중 하나는 나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끔 하신다. 그래서 생각했다. 🤔

    아 목적이 없구나, 왜 하는질 모르는구나, 시키는 대로만 하는구나, 무엇을 위해 나는 의자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거지? 뭐 하고 싶은거야 위지원?

    그래서 노트에 왜 하는지를 먼저 적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테이블 컬럼을 변경해야 한다 왜? 로그를 좀 더 편리하게 보기 위해' 와 같이 간단하게라도 적어가면서 시작했다.
    그러니까 일의 진행속도가 조금이나마 빨라졌다. 무엇보다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에 안 해도 되는 일을 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지금도 사실 패닉에 빠지거나 일이 너무 몰리면 실천이 안 될 때도 있지만, 최대한 목적을 작성하려 한다. ..언젠가는 왜? 없이 일을 못하는 사람이 될지도..

    업무 요청은 ‘어떻게’가 아니라 ‘왜’

    우리는 살면서 '왜'보다는 '어떻게'에 집착을 한다. 대학생 때도 토익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그건 순전히 '어떻게'에 대한 기억이다. 학원을 가면 정답을 골라내는 스킬을 알려준다. 그러니 토

    ppss.kr


    나는 정말 나쁜 버릇이 있는데 한 번 일에 몰두하면 7시간이고 8시간이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화장실도 안가고 밥도 먹지 않았다. 오류를 잡고 코딩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절대 안 일어났다. 일도 무식하게 했다.
    7시 출근 8시 퇴근... 10시 퇴근 12시 퇴근 .. 새벽 퇴근... 밤샘..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내가 원해서 한 날이 95프로가 넘는다.
    사실 연구실, 대학원, 스타트업을 다녔던 나로서는 야근은 그렇게 타격이 없었다. 그래서 야근을 그냥 당연한 워킹 타임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플젝에선 "밥은 먹어야지!" 라는 팀원 분들의 마인드로 인해 초반에 저랬던 나는 이젠 밥은 꼭 먹게 되었다.

    그리고 티타임으로 자주 환기를 시켜주시는 팀원들 덕에 티타임도 즐기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야근을 지양하는 분위기로 일을 남겨두고 퇴근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자 모든 게 더 나아졌다. 정말 신기했다. 깨달았다. 아 온종일 붙잡고 일하는 것보다 잠깐 환기하는 게 능률이 훨씬 높구나 😖 나는 정말 멍청하게 일했고 지금도 많이 고칠 점들이 있지만 몇 가지는 고칠 수 있었다.




    둘째로 배운 것은 모든 것은 해결 가능한 문제라는 것이다.

    옛날 어떤 유투브에서 본 문장이다.
    "신입분들 두려워 마세요. 사람 죽인 것 빼고는 해결이 다 돼요"
    근데 사실 어떻게 안 두려워하는가? 난 아직 주니언데

    나는 정말 미치도록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이 있는데 질문을 겁내는 것이었다.

    무서웠다. 내가 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시면 어떡하지? 왜 이런 걸 물어보느냐고 하신다면? 이전 회사에서 훌륭한 사수 덕에 질문을 하는 것을 조금 덜 두려워하게 되었지만(질문하는걸 무척 좋아해서 나도 덩달아 신나서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사람 습관이 무섭다는 게.. 또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곤 했다. 게다가 질문 상대가 월등히 높은 직급이거나 하면 그 문제는 더욱더 심해졌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팀장님은 말했다. 항상 혼자 끙끙거리지 말라고. 그런데 물어보기가 겁나는 게 아니었다. 이번엔 다들 너무 바빴다. 물어보기 죄송스러웠다.

    근데 이게 일을 더 키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죄송해야 할 건 질문도 하지 않으면서 일을 완료하지 못하는 행위였다.

    며칠을 고민하고 고생한 게 질문을 통해 5,10 분 안에 해결되었다. 그리고 사고치고 이제 어떡하지 다 망했다. 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해결 할 수 있던 문제였다. (그렇다고 사고 치는 걸 아무렇지 않게 여기라는 건 아니다..ㄷㄷ)

    지금도 질문을 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망설이지만, 위의 깨달음 때문에 이전보단 훨씬 질문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리고 실수를 하거나 사고를 쳤다는 것에 좌절하고 어떡하지 하고 자책하는게 아니라 해결할 방법을 찾을 생각을 하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게 중요하다는 것도.. 또 한 번 느꼈다.




    이번 플젝으로 얻은 스킬도 엄첨나게 많다.
    내가 여러 플젝을 하면서 느낀 건데, 힘들수록 스킬업이 굉장한 것 같다. 이번 플젝도 그렇다.

    나는 데이터 검증을 알고 할 줄 알게 되었고, linux shell을 다룰 줄 알게 되었으며, sqoop impala oracle kudu 등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하둡 생태계를 겪는 것을 절실히 원하던 나에게는 너무나도 훌륭한 플젝이었고 재미도 있었으며 엄첨나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글은 지속해서 다듬고 추가할 예정이다.

    적어도 다듬을 때마다 이전보다 나아진 모습이라는 글을 추가로 적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위지원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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